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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분도출판사와 한국교부학연구회는 2008년부터 2022년까지 『교부들의 성경 주해』 총 29권을 함께 출간했다. 이 총서는 교부들이 창세기부터 요한 묵시록까지 성경 각 구절을 풀이한 내용을 골라 엮은 것이다. 『교부들의 성경 주해』는 『교부들의 가르침』(부제: 교부 문헌 주제별 선집)의 밑뿌리가 되는 가장 중요한 자료다. 『교부들의 가르침』은 교부들이 해설한 중요한 개념들을 가나다순 250여 항목으로 분류한 선집이다. 총 열 권으로 구성했으며, 해마다 한 권씩 펴낼 계획이다. 항목의 규모와 분량으로는 세계 교부학계의 다양한 시도들 가운데 가장 방대할 것이다. 깊은 땅속에서 캐낸 거친 돌들을 하나씩 다듬어 보석으로 만드는 마음으로 교부 문헌 가운데 지혜가 번득이고 심금을 울리는 본문을 담고자 했다.
신약성경과 가장 가까운 시대에 살았던 교부들은 교회 전통에서 특별한 권위를 지닌다. 이들은 성경이라는 원천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맑고 깨끗한 물을 길어 냈다. 교부들이 남긴 문헌 대부분은 그들이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쓴 성경 풀이였기에, 『교부들의 가르침』은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성경과 성전聖傳이라는 계시의 두 원천에서 성전의 핵심은 교부들의 가르침에 들어 있고, 그것은 교회 쇄신의 바탕이 되는 소중한 보화들이다. 오늘날 그리스도교의 갈라진 형제들도 복음적 삶의 원리와 본보기를 남겨 준 교부들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교부 문헌은 그리스도교의 모든 교파가 함께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그리스도교 공동 유산이기 때문이다. 가톨릭과 정교회와 개신교는 갈라지기 이전의 교부 문헌을 연구함으로써 오랜 장벽을 허물고 서로 대화하며 차이를 좁혀 나가게 될 것이다.
교부들은 문명사의 다양한 물줄기를 종합하여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들어 냈고, 그 사상과 문화는 중세를 관통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대 서양 사상과 유럽 정신문화의 뿌리이자 그리스도교 사상의 핵심 원천은 교부 문헌이다. 서양의 인간 존중 사상과 인본주의 문화, 공동선과 공생의 사회적 원리를 앞세우는 전통의 탄생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그리스도교 근본정신이 거기에 보존되어 있다. 현대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교부들이 일구어 낸 지혜의 원천에 쉽게 다가갈 수 없는 한국 상황에서 『교부들의 가르침』은 교회 일치와 쇄신, 그리스도인의 삶과 영성, 성직자들의 사목과 설교, 평신도의 영적 성숙에 도움이 될 중요한 그리스도교 문헌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 문헌들은 교부학을 비롯한 신학 연구에 필수적인 1차 자료로서 신학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아울러 오늘날 제기되는 수많은 신학적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윤리적・실천적 문제를 올바로 평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현재의 교회와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교부들의 말씀을 강론이나 설교에 접목해 복음을 선포한다면, 전 세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설교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교부들의 일부 사상 가운데 오늘날의 상황과 잘 맞지 않는 내용도 있다. 특히 여성의 권리에 관한 어떤 진술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현대적 시선을 선명하게 유지하면서도 1,500여 년 전에 살았던 이들의 생각을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읽어 내야 하는 대목이다.
『교부들의 가르침』에 담긴 오래고도 새로운 정신문화 유산에 누구나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이 선집에 실린 교부들의 가르침이 세상에서 한 줌 소금과 한 줄기 빛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책 속으로
참된 재산은 덕행과 믿음이다
보물을 갖고 싶다면, 저 깊은 땅속이 아니라 높은 하늘에서 발견되는,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것을 가지십시오. 지상에서 무엇을 가졌든, 영으로 가난하게 되십시오. 그러면 그대는 부유하게 될 것입니다(마태 5,3 참조).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고”(루카 12,15) 그의 덕행과 믿음에 달려 있습니다. 그대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부유하다면, 그 재산이 그대를 부유하게 할 것입니다.
_암브로시우스 『카인과 아벨』 1,5,21.(15~16쪽)
가난한 이의 의미와 이해
가난한 이들이란 과거의 삶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른, 마음이 겸손한 이들입니다. 하늘 나라는 이런 이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습니다.
_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 『마태오 복음 주해』 11,3.(40쪽)
그리스도처럼 사는 것이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이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는 … 가족 구성원이 그리스도와 영원히 함께 살 수 있는 길로 인도함으로써 가정에서 그리스도를 섬긴다면 교회와 성직자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_아우구스티누스 『요한 복음 강해』 51,13.(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