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름 그륀 신부님은 내게 있어 정말 값진 보석과 같은 분이시다. 저자가 집필한 책들은 내게 영성적으로 신앙인의 불타오름을 강하게 느끼게 만든다. 이번에 나온 ‘어려운 성경의 해석’이란 책도 우리가 자주 의문을 가지는 성경 말씀을 어쩌면 저리도 해석에 있어서 편협 되지도 않고 무리하다고도 할 수 없이 관용이 넘치도록 해석하셨을까! 하고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저자는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서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하였다.
첫째, 각각의 시대와 적용해서 읽는 해석방법이다. 너무 역사적인 사건 안에 갇혀버리면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지닌 의미, 즉 역사를 넘어서는 상징적인 의미들은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반대로 그 시대 상황을 들여다보면 해석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한다. 바오로의 체험에서 오는 해석처럼 말이다. 따라서 성서학자들이 말하는 해석의 다양한 견해가 오늘날과 당시에도 여러 경향이 있었듯이 적합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시대의 영향을 받은 표현과 본질적인 표현을 구분하는 것은 성경 해석의 과제라고 말하면서 ‘성경은 성장한다’라고 표현한다.
둘째, 저자의 해석에 고착되지 말고 하나의 이야기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해석은 절대적이지 않다. 따라서 저자의 해석을 이 책을 읽는 이가 무작정 받아들이지 말라고 말한다. 이야기가 우리에게 의미를 지니도록 해석하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라고 말하면서 그 의미가 떠오르거나 그것을 이해할 때까지 그 말씀에 머물러 묵상하는 것이다. 저자는 마르틴 루터가 말하듯 말씀에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것도 제시한다.
셋째, 비유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각자의 경험에 따라 비유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으므로 경험 안에서 비유를 묵상하는 것은 옳다고 말한다. 저자는 어떠한 비유는 깨어 있는 것과 꿈을 통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한다. 단, 저자는 예수님의 비유가 불편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만일 예수님께서 단지 부드럽게 말씀하셨다면, 우리는 안락의자에 기대어 그 이야기에 만족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말씀은 우리 안에서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합니니다. 예수님은 직접 자극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게 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 말씀을 듣는 사람들을 그 말씀 안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자극하는 이야기 방식을 아십니다.”
비유는 이미 우리 안에 주어졌지만 자주 소원해지는 우리 안의 사랑을 일깨우라는 경고라고 말한다.
넷째, 때론 성경말씀이 종교적으로 해석되어야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성서학자뿐만 아니라 일부 교부들의 표현을 들었으며, 아우구스티누스성인의 말씀과 초기교회의 위대한 교부인 오리게네스를 따라 본문을 해석하기도 한다. 특히, 몇몇 해석에 있어서 융의 심리학을 많이 적용하여 실증적 이해를 도왔다. 성경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질문이 필요치 않은 부분은 그대로 성경저자의 해석을 따르기도 했다.
끝으로 성경 말씀을 해석하는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성경에서 말하는 동성애에 대한 문제에서 우리가 앞으로 계속 토론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성경의 말씀은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는 성령을 신뢰하며 이를 바탕으로 삼아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 내내 성경의 모든 말씀이 구약과 신약에만 이어져 오는 것이 아닌 지금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 묻어남을 알게 된다. 소소한 삶에서 가정에서 이웃과 직장생활에 이르기까지 말씀 안에 삶의 진리를 깨닫게 하고 실천하게 하여 나 자신을 한 층 더 성장하게 만든다.